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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에 지친자, <외로운 남자>

책과 생각

by 읽는자 2019. 10. 27.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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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남자>라는 책은 우리 지금 사회에 지친 자들을 표현하는 듯해 보였다.

 

 

 

 

어머니는 내가 열등생인 것을 안타까워했다. "공부해. 공부를 안 하면 나중에 후회한단다. 착하지. 공부 열심히 할거지? 너는 교수나 기술자 아니면 의사가 될 거야. 높은 사람이 될 거야. 네 밑에 사람들을 주렁주렁 거느리게 될거야"
어머니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어머니가 기뻐하도록 공부를 잘하고 싶었다. 성적이 나쁘면 어머니가 얼마나 괴로워하셨는지. 어머니는 자신의 운명이 아닌 나의 운명을 안타깝게 여기며 나를 애써 키웠다.

나는 반항아는 아니었다. 그렇다고 체념하지도 않았다. 무엇을 체념해야 할지, 또는 기쁘게 살려면 어떤 사회를 설계해야 할지 몰랐기 때문이다. 슬픈 편도 즐거운 편도 아니었으며, 그저 머리에서 발끝까지 거기 있었다. 이런저런 사회가 무엇을 한다 해도 이 세상은 조금도 달랒디지 않고 그대로일 뿐이라는 세계관에 사로잡힌 채.

위와 같은 성장배경을 가진 사람들은 한둘이 아니었을거로 본다. 특히 교육열과 부모님의 기대감에 사는 사람들이 주변에 많아서 공감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성장을 가지고 사회에서 지친 한 남자의 모습을 그린다. 나이는 40~50대 정도. 나이를 지긋이 먹다보니 세상을 보는 눈이 자리잡히고, 틀이 서서히 만들어져간다. 스스로 틀에 갇힌 모습이 어쩌면 자만한다고 볼 수 있다.

 

책에서 나온 구절이 아래와 같다. 자만이 무엇인지 묻고 있다.

나는 내가 세상의 벽안에 살고 있고 벽 너머는 잊고 있다고 믿는다. 이 벽에서 출발하여 떠날 결심을 하지 못한다. 이는 어쩌면 병이다.
나는 단지 벽을 쳐다보며 세상을 등지고 있다.

 

그리고 사회에 돌아다니면서, 비판적인 시각으로 보고 있다. 특히 프랑스 망명생활과 작가 외젠 이오네스코 Eugene Ionesco가 느낀 사회라고 생각이 든다. 2차대전전후 당시 사회느낌을 알 수 있었다.

학생들도 공부하기 싫거나 일자리가 거의 없어서, 아니면 그들의 공부가 매우 흥미롭고 인류 발전에 불가결한 만큼 보수를 훨씬 많이 받아야 하기 때문에 분노하고 있었다. 아무 가치도 없는 사회지만 그 안에서 학생들 몫으로 돌아갈 자리는 없을 것이다.
이 모든 것이 실망을 가져다줄 뿐이다. 항상 그 나물에 그 밥이라 권태롭다. 어차피 사람들은 모두 죽을 텐데 조금 더 일찍 죽이는 것이 사실 무슨 상관인가?
아무튼 다른 사람들을 염두에 두고 살아야 한다. 그들은 나의 생활에 끼어들고 나를 성가시게 함으로써 존재한다. 집착하지 말고 그들 속에 빠져들기만 하면 된다. 타인은 우리를 현실에서 괴리시키고, 자신들의 현실, 아니, 그들의 현실에 우리를 가둔다. 그들의 관점을 받아들이고 그들과 함께 살아야만 함을 깨달았다.

부조리극이고, 우울한 현실사회를 보여주면서, 비슷한 고민을 우리도 하는 것과 비슷했다. 그래서 한편으론 공감되면서, 생각의 흐름을 같이 흘러갔다.

"우리의 자유를 위해서!"
도대체 무슨 권리냐고 물어보았다. 어떤 유형의 자유를 요구하는지 물어보았다.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그들 역시 머리통을 깨는 싸움판으로 되돌아갔다.

"제도를 갈아치우면 됩니다..."
"제도를 갈아치워도 당신들에겐 충분하지 않아요. 모든 제도, 모든 사회, 다 돼먹지 않았지요. 신문을 보세요. 좋은 게 있습니까? 좋은 사회가 있습니가? 전쟁, 그것은 잔치죠. 당신들이 원하는 건 바로 이 잔치지요."

정치에서도 날카롭게 지적한거 같다. 급진적인 방향을 외치는 사람들에게 휘말리기 전에 잠깐 생각해볼 수 있다고 느껴졌다. 150여쪽이 되는 스토리로 도서관에서 빌려보았다. 워낙 자존감이나 우울극복 주제인 책들이 보이면서, 표면적으로 위로하거나 괜찮다는 말대신에 내면 속 깊이 박혀 있는 고민들을 끄집어낼 방법이 없을까 생각해보며 찾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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