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성이라는 거짓말>을 읽고, 저자의 의견에 대해서 4일정도 짧은 기간 생각해보고 써본다. 이 책을 읽고 꽤 고민이 많이 되었고, 뚜렷하게 찬성/반대를 하지 못했다. 일부 의견은 맞지만, 일부 의견은 맞는듯하지만, 글쎄다 싶어진다. 일단 세상에 대해서 냉소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고전동화에서부터 True Love를 찾기 위해서 많이들 노력한다. SNS나 책, 글에서는 진짜 사랑, 놓치면 안되는 남자/여자를 설명해준다. 대부분은 고작 20세기초 행동주의 심리학기반으로 관찰을 통해, 상대방의 진심을 확인하려 한다.
예를 들어, '하루에 사랑한다는 말을 5번'이라는 문구가 있으면, 일부러 5번 맞춰서 플레이하는 이가 있고, 5번충족되지않는다고 괜히 흔들리기도 한다. 진정성보단 진정성확인하려는 기준이 최우선인가? 결국에는 조건/기준에 맞추려고하는 노력이 더 큰 것이 느껴지는 상태에 오게 된다. 내가 사랑해서보다는 퀘스트깨는 기분이 더 크게 된다.
이렇게 일반적인 인간 관계에서도 진심을 보기 힘든 것은 당연하고, 사회적으로도 진정성을 알기가 쉽지 않다.
아침방송에 나오는 건강상식과 새로운 건강식품. 그리고 밤에 나오는 그 건강식품들을 판매하는 홈쇼핑방송. 북튜버들이 추천하는 책들. 화장품이나 상품 리뷰에서 나오는 말들. SNS에 올라오는 핫플레이스나 맛집정보. 가짜 유기농 식품들.
사실상 "자본주의" 마케팅 전략이다라는 말에 사람들이 배신감을 느낀다.
과거부터 진정성을 연구하기 위해, 인간 삶의 본질과 목표를 탐구하기 시작했고, 나름 철학도 발전했다.
저자는 아마 '진정성 추구'가 타락에 빠진다고 본 것 같다.
종교에서 진정성을 위해 이야기하다가, 결국 종교재판과 성전이 일어나게 되고,
공리주의와 인간행복에 대해 이야기를 이어가더니, 경제학에선 이기심이라는 본성으로 사회의 공공이익만 되면 상관없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인간의 '진정성'이자 솔직한 인간의 모습이라고 이기심, 욕망, 야망을 스스럼 없이 드러내고 있다. 욕구를 드러냄이 하나의 '진정성'기준이 되자, 눈물없는 끝없는 경쟁을 요구하는 신자유주의 사회가 나오고, 개개인의 불평등을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고, 무시되는 현상도 볼 수 있다. 과연 기업화 시장화는 항상 옳은 선택일까?
가격이 비싸다고 물건에 하자없는 것은 아니다. 사회부조리를 고발하는 문학과 예술에서도 비판하고 있다. 여전히 진정성을 요구하고,다른 방식으로 또 진정성을 찾기 시작한다.
사회의 공공이익을 위해 개인이 무시되는 시기를 지나게 되자, 탈문화/포스트모더니즘/히피와 같은 문화가 나타나기 시작했고, 히피에서 극단적인 경우에 프리섹스,원나잇,쾌락놀이,난교를 이야기하며 진짜 인간 자연상태를 이야기한다. 또 다시 "진정성"에 대한 물음이 나왔다.
국가주의 민족주의 전통주의들도 역시 "진정성"을 이야기하며,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들이 있다. 과연 '진정성 추구'가 무엇일까?
안타깝게도 진정성도 경쟁하는 시대이다. 내가 더 진실하다고, 남들과 비교하며 나아간다. 이정도면 충분치 않을까싶지만, 진정성이 있다는 다른 이들이 A를 하고 있다면, 그 A를 모두 다 해줘야 진정성이라고 인정해주는 사회가 되었다.
특히 젠더갈등에서 상대의 편을 들어주면, 아부하는 것으로 보이며, 진정성 무조건 없다고 지적하기도 하고, 자신의 마음을 진짜로 표현하기위해 억지로라도 내뱉어야한다. 여기서 "가만히 있으면, 호구로 안다"는 것과 비슷하다.
하지만 "보여져야한다"는 것이 과시용이나 헛것을 만들어 진정성을 일부러 드러내려고 하는 현상도 일어난다. 타인의 시선 때문에 움직인다고 나의 진정성이 스스로 의심하고 무너지게 된다. 여기서 권태를 느끼고 진절머리가 나, 원시주의로 돌아가기도 한다.
저자의 의도는 어느정도 이해가 된다. 진정성을 추구하지만, 결국 진정성이 아닌 태도로 행동하는 이들이 문제가 있다. 진정성이라는 것으로 있는 척하며 장사하는 것도 있어서 문제가 되는 것도 맞다. 하지만 진정성은 정말 없을까? 허구일까? 그래, 그냥 모두 진정성을 추구 안한다면, 인간삶과 사회는 어떻게 돌아가게 될까?
첫번째, 나는 저자가 본질부터 잘못 짚었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게다가 진정성이라는 것이 꼭 "타인들의 인정"을 받아야 한다는 법은 아니다. 책에서는 '진정성'이 소외로부터 벗어나게 해주는 것으로 여긴다. 하지만 진짜 소외를 벗어나게 해주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문학가나 예술가도 생전에 인정받지 못하다가, 예술의 진정성을 죽고나서 인정된 경우도 있고, 사후에 명예가 인정되는 인물들도 있다.
미국사회에서는 진정성이라는 것이 '타인들의 인정'이라고 보는 것인가? 진정성의 개념을 책 첫부분에서 사회설문조사/인터뷰를 통해 만들었기 때문에, 이런 오류가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 오히려 허세,허풍,거짓이 많은 사회에서 진정성이 있는 사람 찾기가 힘들기 때문에, 설문조사/인터뷰에서 사람들이 그런 답변을 한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하지만, Social Status와 Authenticity은 함께간다고 보기가 힘들다. 분명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 타인들의 인정을 받기는 하지만, 항상 함께 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진정성'의 반대는 '허풍,거짓'이 되어야하지 않은가? 허풍,거짓,허구를 먼저 연구하는 게 맞지 않았을까?
두번째, 진정성이 없다고 비판하는 이들이 항상 맞을까?
우리는 오글거린다, 씹선비, 설명충이라고 왜 말할까? 감성/지식/절제에 진정성이 없는 겉과속이 다른 모습에 비판한다. 보통 "~인 척"한다고 이야기를 많이 하며, 저자는 이 한 부분만 지적하고 비판하려고 한 것으로 본다. 하지만 더 크게 보면, 정보화시대에 정보에 질림과 권태를 느껴서 하지말라는 쪽도 있고, 눈치없는 사람 대상한테 비판하는말도 된다.
"~인 척"하고 외치는 이들이 평준화(하이데거, '존재와 시간'참조)시키려는 하는 행동이라는 점도 고려할 필요있다. 진정성이 있되, 사회에서는 서로 비슷하게 만드려는 힘이 있다. 이 때문에 진정성이 묻히는 경우도 있다. 오히려 비판하는 사회집단이 진정성이 없고, 소외된 사람이 진정성이 있는 구도로 잡히게 된다.
세번째, 진정성의 변질은 다르게 생각된다.
진정성의 경쟁이라는 말은 공감한다. 하지만 진정성이 변질되었는 부분을 자세히 생각해봐야겠다. 진정성 자체가 허구이고 변질되었다기보단, 그것을 상징하는 것이나 진정성을 향한 매체가 변질되었다고 볼 수 있다. 옛날에는 종교 교리가 진정성이었지만, 면죄부로 변질되었다. 경제적 효율성이 진정성이고, 인간의 Animal Spirit이 진정성이었지만, 사회를 우선시하고 개인이 없는 인간성이 없는 사회로 되었다. 공산주의나 자본주의 사상들이 진정성이었지만, 결국 정부 합리화나 권력을 지키기위함으로 변질되었다. 진정성을 위한 생각들이 잣대가 되고, 기준이 되고, 권력으로 변질된다. 유기농이 진정성이었지만, 이젠 상술. 환경단체가 시위하는 원자력발전소반대 진정성은 왜 미세먼지반대는 조용한지 진정성이 변질되고, 그냥 이익집단처럼 보여지기도 한다.
인류를 사랑하라는 종교지만, 자기방식대로 따르는 신자들을 사랑하는 종교로 이익집단으로 변하기도 한다. 진정성이 있다고 들어갔지만, 결국엔 없다.
왠지 저자가 '진정성'에 대한 물음은 쉽게 'True Love'가 있나요 묻는 것과 같다고 생각이 든다. 누구는 있다고 하고, 누구는 없다고 한다. 체호프는 True Love에 대해서, 생각할 가치가 있지만, 끝이 없고, 절대 알아낼 수 없다고 한다. 진정성도 생각할 가치가 있고 위대하지만, 그리고 꼭 알아야하지만, 우리는 죽을 때까지 알아낼 수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진정성이라는 것을 추구하는 행동/방식이 잘못된 것이지, 진정성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그런데 우리는 진정성을 추구하려지만, 잘못된 방향으로 빠지기도 한다. 나는 한번씩 SNS로 맛집,카페,전시회 찍는 사람입장에서는 스스로 불필요한 선멋/겉멋인지 생각하고, 나의 의도가 순수하고 진지한지를 한번씩 생각이 들기도 한다. 우리는 진정성을 잘 유지하고 있는가를 잘 알아야할 거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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