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작년부터 특히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책들이 자존감이었고, 자신을 사랑하라고 여러 매체에서 위로의 이야기들이 나왔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는 삶이 맞다고 보고 살아가지만, 제목부터 나와 반대인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를 읽게 되었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나도 저자와 비슷한 생각의 길을 걸었던 것 같다. 이정도 관심을 받는 책이라면,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생각을 하는 듯하다.
"나는 그때 내가 별 볼 일 없는 존재라는 걸 스스로 인정했기에 내 자존감이 바닥으로 떨어진 것이라 생각했는데, 실은 반대로 그때부터 자존감이 높아진 것 같다."
그렇다. 나도 처음에는 내 자아와 존재를 밝힐려고 했지만, 어느 순간 포기하게 되더니, 더 자존감이 있는 사람으로 휘둘리지 않는 듯해 보였다. 어찌보면 내 나름대로의 생각이 자리를 잡은 것 같았다. 책에서는 N포, '득도', '포기'를 이야기하면서 진행한다.
"나이에 걸맞게 '당연히' 갖추어야할 것들이..." 이 말은 카프카 소설의 [소송]과 많이 비슷하다. 그리고 [삼십세]라는 책도 이와 비슷하다. 어느정도 나이가 들면, "이렇게 되어있어야하는데..."라는 강박이 있다. 그래서 좀더 불행해지고, 곤란해하고, 슬퍼지기도 하고, 그런 생각들을 이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느껴졌던 것 같다.
마지막에 다가가서 "시키는 대로 살았다. 인내하며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사는 것이 진리라 생각했고 조금의 의심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열심히 살았는데, 어째 점점 더 불행해지는 느낌이 드는 건 그야말로 기분 탓일까?" SKY캐슬이후로 왜 많은 학생들이 좋은 대학 합격하고 나서 자퇴하거나, 좋은 회사에 들어가서 퇴사하거나, 왜 여행을 떠나고 싶은지를 생각하며, 위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고, 공감되었다. 시키는 대로 살았지만, "내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는 여유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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