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0월 2일 영화 <조커>가 개봉하고, 5일에 보았다.
*이 글을 영화<조커>를 보시고 읽으시면, 이해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책 [패널티킥 앞에 선 골키퍼의 불안] [농담] [아무도 대령에게 편지하지 않다] 내용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영화<조커>를 보고 하나씩 한 장면씩 보며 생각난 소설들을 적어보았습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바로 생각난 책은 [페널티킥 앞에 선 골키퍼의 불안]이다.
이 책은 제목이 가장 눈에 띄어서 구매한 책이었다. 전체적으로 불안이라는 소재가 무엇인지 느끼게 해준 책이었다. 영화<조커>의 주인공이 느끼는 감정을 불만, 불안, 불안정을 느끼는 모습이 이 책에서도 비슷하게 잘 묘사해준다고 생각이 들었다.
(약간의 밀란 쿤데라의 [농담]이라는 책도 잠시 생각할만 했다. 그리고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아무도 대령에게 편지하지 않았다]도 역시 보인다.)
먼저, 이 책에서 말하는 골키퍼의 불안은
"공을 차기 위해 키커가 달려나오면, 골키퍼는 무의식적으로 슈팅도 되기 전에 이미 키커가 공을 찰 방향으로 몸을 움직이게 됩니다. 그리고 키커는 침착하게 다른 방향으로 공을 차게 됩니다."
"골키퍼에게는 한 줄기 지푸라기로 문을 막으려는 것과 똑같아요."
-[페널티킥 앞에 선 골키퍼의 불안]책 줄거리-
골키퍼 였다가, 조립공으로 일하는 주인공은 불안에 휩싸여있다. 그러다 현장감독의 눈빛을 보고 해고표시로 지레짐작하고 나간다. 적절한 절차없이 해고인가 싶지만, 정확히 판단하면, 주인공이 짐작하고 나간 것이다. 나간 이후로도 친구들에게 전화해도 아무도 받지 않았고, 순경에게 인사했는데, 받아주지 않았다. 맥주를 주문했는데, 맥주가 늦게 나왔다. 불안에 떠는 사람은 여기서도 더 불안해지고, 더 슬픔과 분노에 휩싸인다. 나를 못봤거나 바빴거나 각자 일때문에 변수가 생기기 마련이지만, 불안이라는 감정을 가지면 전혀 다르게 받아들인다. 여기서 한 여자가 '오늘 일하러 가지 않으세요?'라는 한 마디에 주인공은 갑자기 여자의 목을 조르고 죽인다.
과연 피해망상이나 과대망상은 그 사람 자체의 문제일까? 아니면 주변의 잦은 불안정함이 주는 불안속에서 나온 것일까? 과거 경험으로 피해의식이 있다면, 흔히 이겨내지 못함을 탓하는데, 이겨내는 방법을 알려줄 수는 없을까?
에드거 앨런 포의 <Tell-Tale Heart>도 역시 비슷하게 살인 후 불안한 감정에서 터져나오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또한 신뢰 없는 불안한 인간관계에선 상상력의 위력이 수백 배가 되기도 한다. 불안하게 뒤에 쫓겨 공부하다, 1등해도 보장 안되는 불안함, 불안정한 사회와 미래속에서도 터져나오는 사람들이 주변에 있지 않을까? 우린 어떻게 해야할까?
책 해설에서 추가된 말로
다시 축구장으로 돌아오면, 관객들은 선수들 사이에 오가는 공을 보면서, '패스 제대로 해라' '달리기 느리다' '빨리해'라며 탄식과 감탄을 하낟. 그리고 50m 밖에 있는 공을 보면서 이리저리 몸을 움직이는 골키퍼를 보면 조금 우스꽝스럽게 보여 비웃기도 한다. 공이라는 목표는 알지만, 골키퍼의 불안감은 관객들은 이해할까?
불안함을 안고 있는 사람들은 버틸 수 있는 힘이 몇 가지가 있다. 그 중에 하나는 희망이라고 볼 수 있다. [아무도 대령에게 편지하지 않다]에서 보면, 주인공은 가난과 배고픔, 병걸린 아내의 현실에 살고 있다. 가진 거라곤 죽은 아들이 남긴 싸움닭뿐이다. 이런 힘든 삶을 버티게 해주는 것은 딱 편지 한 통을 기다리는 것이다. 내전에 참전했던 대령에게 정부가 약속한 군인 연금을 기다리고 있었다. 언젠간 주겠지라며 56년을 기다렸다. 그러나, 우체부 아저씨는 "아무도 대령에게 편지하지 않았다"라고 말만 남긴다. 기다림이 길어지면서, 아들이 남긴 싸움닭이 점차 헛된 희망을 주는 정부에 향한 싸움닭으로 비춰지면서, 주인공이 어떤 선택을 할 지 고민하게 된다.
지푸라기같은 희망과 함께, 웃음이나 농담으로 삶을 유희하게 만드려고 한다. 하지만 내가 웃자고 한 얘기가 더이상 아니게 되는 현실이 있다. 사회가 진지한걸까 농담하는 사람이 철없는걸까
개인은 어쩔 수 없이 사회역사에 쓸려다녀야할까. 대중들이 무엇이 농담이고 아니고 정한 틀속에서 살아가야할까? 그렇다고 사회가 항상 절대적인것은 아니다. 과거 정부에 대해 농담하다가 끌려갔었지만, 지금은 농담해도 아무렇지 않은 걸 보면, 사상이나 체제도 별것 아닌 '농담'같다고 할 수 있다.
밀란 쿤데라의 [농담]에서는 개인과 가벼움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삶은, 아직 미완인 그들을, 그들이 다 만들어진 사람으로 행동하길 요구하는 완성된 세상 속에 턱 세워놓는다. 그러니 그들은 허겁지겁 이런 저런 형식과 모델들, 당시 유행하는 것, 자신들에게 맞는 것, 마음에 드는 것, 등을 자기 것으로 삼는다- 그리고 연기를 한다." - [농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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