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캐슬에서 독서모임이 등장한다. 거기서 인터넷 카페를 보게 되는데, 대문에 ‘군중심리학’책이 적혀있는것을 알 수 있다. 방송에서 이 책을 가지고 토론하지는 않았는데, 그래도 촬영설정, 대본, 기획에서 왜 이 책을 넣었을까라고 생각하며 이 책을 읽게 되었다.
군중심리학책이 19세기말 책인데도 지금을 예견하고, 읽는 나 또한 앞으로의 미래를 보게 도와주었다. 굉장히 놀라운 책이고, 19세기말 사람들이 생각해낸걸 내가 지금 알았다는게 부끄럽기도 하다. 그래서 고전이라고 부르구나하면서 한번더 깨닫게 된다.
일단 군중이 왜 형성되는가 이다. 그냥 직장, 기관, 친구나 뜻이 같아서의 범위가 아닌, 민주주의 사회에서 형성되는 군중을 봐야 한다. 군중의 범위는 민족까지 간다. 인터넷에서 말하는 ‘종특’이 민족성이랑 다른 것을 알 수 있다. 한국인 오랫동안 존재하던 종특이라면서 대표적으론 빨리빨리문화가 있다. 빨리빨리는 한국인의 유전이나 민족성이 아니고, 심리학이다. 왜 그런 심리, 무의식이 우리 땅에 만들어졌을까
무의식이란 감정,본능,열정이다. 사람들이 아무리 감정교육을 도덕,종교,정치,애정,적대감을 통해서 배우더라도 평범한 인간을 벗어나지 못한다. 그래서 민족끼리 동일한 요소가 발견되고, 그래서 연애책에서 “남자들은~~하다” “여자들은 ~~하다”라며 마음공략을 설명한다. 이렇게 동일한 요소가 있기때문에, 남녀노소 직업불문하고 무의식적요소가 비슷해 서로 만나 군중을 만들게 된다. 대표적인 예시로, 주말동안 시위하는 사람들도 학벌,고향,직업을 묻게 되면 개개인 모두 다르다.
이 군중의 특징은 크게 3가지
하나, 익명상태여서 무책임하다. 본능을 따른다.
둘, 군중은 목표에 굶주렸기 때문에, 암시나 목표가 주어지면 떼로 몰린다.
셋, 개인의 성격이 군중과 정반대여도, 감염된다.
사고나 살인사건에서 제일 먼저 의심가는 사람잡고, 진위여부 결정하기 전에 이미 범죄자로 군중들은 도장을 찍어버린다. 이렇게 만들어진 군중은 감정덩어리가 되고, 이러한 특징이 있다.
이해관계를 떠나 충동적, 맹신, 교육받은 자와 무지한 자의 동등성, 의심이나 불확실성을 인정하지 않고 언제나 극단으로 치닫는다, 비관용성, 노예근성, 보수주의, 교화 라는 특징이 보인다.
만약 SKY캐슬에서 이것을 토론했다면, 각 캐릭터들은 어떻게 생각했을까? 한번 상상해보았다.
예서: 군중은 이성적 사고가 열등한 존재이다. 그래서 학교에서 친구들이랑 어울리면 안된다.
파국이: 군중들은 주인이 필요하고, 복종하는 욕구가 있다. 그래서 먼저 군중의 지도자가 되자.
엄마그룹: 교육열에 불타오르는 학부모들은 교육개혁에 대한 걱정을 잠시 하지 않아도 된다고 볼 수 있다. 학부모 군중들은 ‘시각적 원근법’때문에, 아무리 해외교육사례나 창의적교육을 말하더라도, 지금 가까이에 있는 한국무대에는 그게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래서 바뀌지 않는다.
SKY캐슬제작팀이 넣은 암시요소: 군중들의 상상력은 풍부하다고 한다. 이 상상력을 자극하기 위해서는 이성적 사고나 논리가 아닌, 큰 사건, 희망, 기적 하나만 있으면 된다는 것이다. 드라마 제작면에서는 큰 사건이 터진다는 암시였다고 볼 수 있다. 드라마진행에 있어서 큰 사건 하나가 터지게 될 것이고, 그로 인해 군중들의 상상력이 풍부해진다는 것이다. 이걸 거꾸로 생각한다면, 교육문제를 바꾸기 위해서는 큰 승리 하나만 있으면 변화한다는 것이다.
최고 대학에 들어가서 성공하는 것이 군중/사회가 믿는 종교적 맹신이라면, 깨뜨리는 방법이 있을까. 군중의 신념에 영향 주는 요소들 중에서 교육제도를 보면 이런 문구가 있다.
역사학자 텐이 프랑스 젊은이들 보고 한 말이다.
“사상은 자연스럽고 정상적인 환경에서만 형성된다. 사상의 성장을 촉진하는 것은 … 수많은 감각적인 인상들이다. … 프랑스 젊은이들은 가장 결실이 풍부한 나이에 이 모든 소중한 접촉을, 소화 가능하고 필수적인 이 모든 요소를 박탈당한다. 그들은 7,8년동안 지속적으로 학교 안에 갇힘으로써 직접적이고 개인적인 체험을 할 수 없게 된다. … 중요하고 혹은 결정적인 수년동안-시간과 노력을 낭비했다.”
학교속에 만들어진 학생 군중들은 [목표의식]이 없다고 한다, 아니 스스로 목표의식을 만들 줄 모른다고 한다. 대체 어디로 떠다니는지 모르겠지만, 감정이나 무의식에 의해 공부를 진행하게 된다. 그래서 대학들어오자마자, 아니면 졸업즈음에 내가 뭐하는 사람인지, 뭘 해야하는지 길 잃어버리는 경우도 볼 수 있다.
이렇게 보면, 이성은 과연 감정을 이길 수 있을까. 저자는 없다고한다. 영예, 자기희생,종교적신념,애국심,명예심과 같은 감정이 역사를 이끈 것을 보면, 이성은 이길 수 없다고 볼 수 있다.
군중에 대한 분석을 읽었지만, 찝찝하다. 해결방안이나 대책이 없어서 아쉽다. 만들어진 군중은 단순히 정치적인 목적으로 이용당해야만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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